언제였더라. 창민이가 근육 키우는 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2004년 의류 지면 광고 찍을 때부터였던 것 같다. 팔 운동을 하고 있는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자신의 팔을 만져보던 창민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왜 그렇게 나를 쳐다봤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 왜 그러냐고 물어보았을 때 창민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내 시선을 피했었다. 촬영이 끝난 뒤 숙소에 들어가서는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그 날부터 방송이 끝나고 숙소에 들어가면 창민이는 밥 먹을 때 외에는 방에서 나오는 일이 없었다. 하루는 정말 궁금해서 창민이 방에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노크를 해도 창민이는 대답이 없었다.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어다보았다.

 

창돌아, 뭐해?”

 

내 목소리를 들은 창민이는 움찔하며 나를 돌아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등 뒤로 숨겼다.

 

그거?”

, 저기 그게. 죄송해요.”

 

창민이가 들고 있는 건 어느 순간 없어져서 내가 찾고 있었던 아령이었다. 창민이의 등 뒤에 있는 노트북에선 운동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창민이는 커다란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나를 쳐다보았다. 아니, 울릴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근데 또 우는 모습이 예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아니, 나는 그냥.”

 

창민이는 등 뒤에 숨겼던 아령을 나에게 내밀었다. 죄송해요, 허락도 없이 가져가서. 나는 그 아령을 받고 가만히 창민이를 쳐다보았다. 창민이는 내 시선을 피한 채 노트북에서 나오고 있던 영상을 꺼버렸다.

 

강아, 형은 너한테 뭐라고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찾고 있던 건데 여기 있어서 놀랐던 것뿐이야.”

그래도 죄송해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몰래카메라 했을 때가 떠올랐다. 몰래카메라인 게 밝혀지고 나서도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훔쳤던 창민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