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 덥다, 더워!”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의 무더위였다. 겨울도 겨울이지만 여름도 겨울만큼 정말 싫었다. 가죽으로 덮인 소파에 누워 가죽의 차가운 감촉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아, 시원해. 이렇게 더운 날 에어컨이라도 틀면 좋을 텐데 에어컨은 절대 틀수가 없었다. 에어컨을 잠깐 켰다 꺼도 쉽게 감기에 걸리는 창민 때문이었다. 얼마나 심하냐면 에어컨이 가동되는 건물에 들어갔다 나올 뿐인데도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하는 등 감기 증상이 바로 나타났다. 예전에 한 번은 에어컨을 틀었더니 이불로 몸을 꽁꽁 감싸고 마스크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 정도로 심했다. 덥다는 얘기만 했다하면 창민은 그렇게 더우면 에어컨을 틀라고 하지만 그 모습을 본 뒤로는 에어컨을 틀지 못했다.
“오늘 진짜 덥다.”
“에어컨 틀까?”
“아니, 괜찮아. 참을 만해.”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역시나 창민은 에어컨을 틀라했다. 역시나 에어컨을 틀수는 없었다. 에어컨 틀어서 창민이 감기에 걸리느니 내가 참는 게 나았다.
“그냥 선풍기 살 걸 그랬나?”
“네가 에어컨 사자며.”
“나는 형이 선풍기보다 에어컨을 사는 게 더 낫다 그러니까.”
“네가 에어컨에 약한 줄 몰랐으니까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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