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교 정문으로 외제 차 한 대가 들어왔다. 학교를 빠져나오던 학생들의 시선이 모두 외제 차에 쏠렸다. 와, 누구야? 차 대박. 학생들은 저마다 수군거렸다. 그 학생들 사이에 창민만이 인상을 쓰고 외제 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외제 차가 멈춰서고 차문을 열고 등장한 남자의 모습에 여자들은 비명을 질렀다.
“저 인간이 진짜!”
선글라스를 벗어 손을 들어 보이는 윤호에게 재빠르게 걸어간 창민은 선글라스를 휙 뺏어버렸다. 그런 창민의 행동에도 윤호는 그저 웃어 보이며 창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만지지 마요! 내가 얘기했죠! 학교에는 찾아오지 말라고! 바보예요?”
“창민이 학교 간 첫 날인데 걱정이 돼서 말이지.”
“나 이제 어린애 아니거든요? 쓸 데 없는 걱정하지 말고 가요!”
“집까지 데려다줄게.”
“됐어요!”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 윤호를 한껏 째려보던 창민이 얼른 타라며 재촉하는 윤호의 눈빛에 하는 수없이 차에 올라탔다. 차문을 닫아주고 윤호도 차에 올라탔다. 안전벨트를 하려는 창민의 손을 제지하고 윤호가 손을 뻗어 창민에게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내가 알아서 할 거거든요? 나도 손 있어요.”
창민은 윤호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윤호는 늘 그런 식이었다. 남자인 자신에게 여자에게나 할 법한 매너를 보이는 윤호에게 창민은 늘 불만이었다.
“저녁 먹을래?”
“아니요.”
“그러지 말고 먹으러 가자. 내가 예약해놓은 데가 있어.”
윤호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창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창밖만 내다보았다.
“창민아, 오늘 어땠어? 친구 많이 사귀었어?”
“네.”
“다행이네. 점심은 어떻게 해결했어?”
“학교 식당가서 먹었어요.”
“그래? 맛은 있었어? 넌 맛없는 건 잘 안 먹잖아.”
“맛있었어요. 그만 물어보고 운전에나 집중해요.”
“어, 그래.”
윤호는 창민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운전에 집중하라는 창민의 잔소리에 다시 고개를 돌려 운전에 집중했다. 차는 한 레스토랑 주차장에 도착했다. 윤호는 재빠르게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하-”
창민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여자도 아니고. 창민은 윤호의 행동에 투덜댔다. 윤호는 그저 웃으며 창민과 나란히 걸었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 윤호가 이름을 이야기하자 웨이터가 자리로 안내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십쇼.”
자리로 안내를 끝마친 웨이터는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윤호는 창민이 앉을 의자를 끌어 빼주었다. 창민은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윤호가 해주는 데로 의자에 앉았다.
“내가 지금은 그냥 앉는데 이런 건 다음부턴 여자한테나 해줘요.”
“그럴 여자가 없어.”
“아저씨도 참. 왜 선을 안 보는 거예요? 줄을 서고도 남았을 텐데.”
“관심 없어.”
“설마 남자 좋아해요?”
“너라면 좋아.”
창민은 할 말을 잃고 윤호를 바라봤다. 아하하, 농담도 지나치시네요. 창민은 웃고 있었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다. 윤호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쯤은. 근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좋다고 말한 건 처음이었다.
“아저씨 나는 말이에요. 진짜 예쁜 여자랑 결혼해서 예쁜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 거예요. 그러니까 아저씨도 이제 결혼할 때도 됐으니까 선도 보고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나도 네 나이 때는 그러고 싶었어. 근데 지금은 아니야.”
창민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입을 꾹 다물었다. 윤호도 그 이상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그 정적을 깬 건 윤호였다.
“배고프지? 주문할까?”
윤호는 웨이터를 부르고 음식을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까지 창민은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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